책소개
전 세계에 『오베라는 남자』 열풍을 불러일으킨 프레드릭 배크만이 신작 『나의 친구들』로 돌아왔다. “완벽한 귀환”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게 이번 작품 또한 출간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와 《선데이타임스》 등 영미권 주요 매체의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하고, 2025년 굿리즈가 선정한 최고의 소설로 꼽혔으며, NPR과 USA투데이 등 8개 주요 매체가 선정한 ‘올해 가장 기대되는 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화려한 기록과 40만 개가 넘는 평점은 모두 배크만이 ‘스웨덴의 국민 작가’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가장 정확하게 포착해 내는 세계적인 이야기꾼으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불안한 사람들』 이후 국내에 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장편소설 『나의 친구들』은 그러한 배크만의 스토리텔링이 최정점에 오른 감동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저자소개
"Fredrik Backman
스웨덴의 한 블로거에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가 된 프레드릭 배크만. 데뷔작이자 첫 장편소설인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인 열 명 중 한 명이 소장하는 책이 되었으며, 46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미국에서는 77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한국을 비롯해 독일,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뒤이어 출간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 역시 세계인에게 연달아 사랑받았다. 이후 발표한 『베어타운』과 후속작 『우리와 당신들』 및 『위너』로 “이 시대의 디킨스” “인간 감정의 마에스트로”와 같이 언론의 열광적인 찬사를 등에 업고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초대형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외에도 중편소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일생일대의 거래』, 에세이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등을 썼다.
『나의 친구들』은 〈베어타운〉 3부작을 제외하면 『불안한 사람들』 이후로 5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폭력과 상처, 외로움을 딛고 세대를 초월한 우정과 사랑의 힘을 보여주는 이번 작품은 그간 손꼽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부응하듯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2025년 굿리즈 최고의 소설, NPR 최고의 소설과 지미 팰런 북클럽 등에 선정되었다. 평균 별점 4.6점, 40만 개에 육박하는 전 세계 독자들의 후기도 ‘배크만식 스토리텔링’이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에 있음을 증명한다."
목차
"요아르는 이렇게 속삭이면 되는 줄 몰랐다. 젠장, 아무거나 그리기만 하면 돼. 안 그러면 널 잃을까 봐 겁이 나서 그래. 화가도 할 말이 없었다. 불안해서 물에 빠져 죽어가는 심정이라는 걸 어떤 식으로 설명하면 좋을까. 친구들의 손을 잡으면 어둠 속으로 같이 끌고 들어가게 될까 봐 너무 무섭다는 걸 어떤 식으로 설명하면 좋을까.
그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했고 가끔 그래서 견딜 수가 없었다. _61쪽
우리가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우리가 만나온 모든 사람, 알고 있는 모든 사람, 사랑했던 모든 사람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매일 아침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키려면 얼마나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하겠는가? 말하자면 입만 아프다! 우리가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이 상상력이다.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때가 바로 최고의 순간이다. 인생을 낭비하는 때야말로. 의미 없는 일을 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물놀이를 하고 탄산음료를 마시고 늦잠을 자는 것은 엄청난 반항의 표현이다. 실없이 까불대는 것, 한심한 농담에 웃고 한심한 농담을 늘어놓는 것도 마찬가지다. 또는 감당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가장 큰 그림을 그리고, 색으로 속삭이는 법을 배우려고 시도해 보는 것도. 이것이 나였고, 이들이 내 사람들이었고, 이것이 우리의 방귀였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방법을 찾는 것도. 이것이 우리의 몸이었고, 작아도 너무 작아서 우리의 사랑을 모두 담을 수 없었다고 보여줄 방법을 찾는 것도.
삶은 그게 전부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건 그게 전부다. 그 삶이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걸 의식하면 너무 많이 사랑하지도 않고 너무 우렁차게 노래를 부르지도 않으며 겁쟁이처럼 살게 된다. 화가는 그 모든 걸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침노을과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과 물풍선과 내 목에 닿는 타인의 숨결. 인간이 할 수 있는 딱 한 가지 용감한 행동이 그것이다. _64쪽
그의 그림은 모두 자신이 사실 그 정도로 아름답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순간을 꿈꾸어 왔다. “인간으로 산다는 건 상심을 끊임없이 달래는 일이죠.” 그가 진심으로 궁금한 건 이거다. “여러분은 도대체 어떻게 견디고 계신가요?” _68쪽
열네 살 때는 사랑한다는 말을 잘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말을 속삭일 용기를 내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 너무 아파하지 마. 나까지 아프니까. _121쪽
열네 살 때는 우정과 설렘이 같은 감정이자 같은 별에서 온 빛이라 어쩌면 그걸 표현할 더 나은 단어가 있어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상대가 나를 보아주지 않으면 내가 얼어 죽어가고 있다는 걸 무슨 수로 설명할 수 있을까? _123쪽
“죽음은 공적인 일이지만 죽는 과정은 사적인 일이지. 가장 마지막에 치르는 사적인 일.” _152쪽
테드는 화가가 루이사에게 그 그림을 선물한 이유가 그것이 그의 유산이기 때문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루이사가 화가의 유산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예술은 우리가 타인에게 남기는 흔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그는 어떤 식으로 표현하면 좋을지 알지 못한다. _186쪽
“뭔가를 창조하면 예술인이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하얀 벽을 싫어하면 예술인이지! 예술이 뭔지 다른 어느 누구도 정할 수 없고, 아무도 네가 사랑하는 걸 막을 수 없어. 냉소주의자와 평론가들이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쓰레기는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을지 몰라도 …… 네 심장이 뛰는 속도는 정할 수 없어! 무엇이든 네가 원하는 대로 해. 하지만 그들 같은 인간은 되지 마. 예술이라는 건 원래 아주 희미한 불꽃이야. 한숨 한 번에도 꺼질 수 있단 말이야. 예술에는 친구가 필요해. 이 불꽃이 자기 힘으로 환하게 타오를 수 있을 때까지 서로 몸을 맞대 바람을 막아주고 꺼지지 않도록 손으로 감싸줄 친구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화염이 될 때까지 그럴 친구가.”_286쪽
“죽음을 두려워하면 안 돼, 야텐!” 위탁 가정에 거의 다다랐을 때 피스켄은 이렇게 말하고 하늘을 가리켰다. “저 태양을 봐, 매일 아침 저렇게 솟아오르다니 정말 말도 안 되지 않아? 야텐, 안 그러냐고!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도 정말 말도 안 되지 않냐는 말이야!” 그러더니 피스켄은 으르렁대고 울부짖고 루이사를 향해 얼굴을 찡그리며 인간이 그 모든 걸 할 수 있다니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 인체가 얼마나 황당한지 보여주었다. “심지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진짜 믿을 수 없는 일이지 않아? 그러니까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해도 비극이 아니야! 우리라는 사건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그냥 멋진 일, 정말 멋진 일일 뿐이야.” _315쪽
“증거는 너로 충분해, 루이사. 네가 뭘 그릴 때마다 그게 네 자체로 충분하다는 증거야.” _452쪽
“피스켄이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천국에 가면 인생의 한순간을 선택하게 된대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요. 그런 다음 그때 느낌으로 영원히 살게 된대요. 피스켄은 그럼 여든 살까지 살든 말든 중요하지 않다고, 그냥 지금이 아주, 아주, 아주 많아질 뿐이라고 했어요. 정말 행복했던 지금이 딱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고요.”
“나는 지금이 많았지. 수백만 개는 됐지.” _5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