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가
“그 터에선 사람이 죽어 나간다고, 사람이!”〈마당이 있는 집〉 원작 작가 김진영, 신작 장편소설〈파묘〉를 잇는 섬뜩한 K-오컬트의 귀환강렬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마당이 있는 집〉 원작 작가 김진영이 이번에는 ‘땅’을 둘러싼 집착과 공포를 다룬 호러 서사로 돌아왔다. 『여기서 나가』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저주의 계보를 따라가며 땅과 소유, 계승과 죄책감에 얽힌 날것의 욕망을 조명한다.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다 희망퇴직 당한 40대 남자 형용은 사망한 형이 어머니 이름으로 매입한 전북 군산 ‘청사동’의 땅을 알게 된다. 형수 몰래 어머니에게 땅을 증여받은 형용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적산가옥 형태의 카페 ‘유메야’를 짓고 인생 재기를 꿈꾼다. 하지만 하루 만에 음식이 썩어 나가고, 아내 유화는 일본 전통 옷을 입은 ‘하얀 얼굴의 남자’ 환영에 시달린다. 불길함을 지우지 못한 유화는 이 땅의 역사를 알기 위해 자료를 찾던 중 이곳이 일본인의 호화 주택이었고, 이 집에서 부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화가 목격한 ‘하얀 얼굴의 남자’는 과연 귀신이었을까?청사동 땅에 얽힌 비밀과 형 형진의 죽음, 형수 해령의 숨겨진 사연, 형진과 함께 청사동 땅에 서점을 지으려 했다던 필석의 정체 그리고 청사동 터에 얽힌 잔혹한 과거의 파편들이 하나로 수렴되며, 이야기는 땅을 둘러싼 세대와 국적, 욕망과 공포의 실체를 드러낸다.『여기서 나가』는 일제강점기의 적산가옥, 귀환과 소유, 재산과 상속이라는 현실적 소재 위에 공포 서사의 정수를 결합해 인간의 ‘소유욕’이 어떻게 공포로 전환되는지를 파고든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맥락과 호러의 장르적 긴장감이 교차하며, 독자는 마지막까지 ‘저주의 기원’과 ‘죽음의 대가’를 추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