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랑하는 아이, 부모가 만든다
책 소개
교육 현장과 운동 단체를 통해 오랜 동안 어린이 독서교육에 앞장섰던 저자가 이와 관련해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1부와 2부는 학급 독서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반 아이들과 직접 해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며, 3부와 4부는 1980년 어린이도서연구회를 만들어 30여 년 동안 활동하면서 주로 했던 권장도서목록 만들기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들이다. 젊은 부모와 교사들에게 가정과 학교에서 독서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겨레의 희망이며 인류의 미래인 우리 소중한 아이들이 어떤 책을 어떻게 만나게 도와줄 것인지,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젊은 세대에 맞는 새로운 가정 독서문화와 학급 독서문화를 창조하는 데 보탬이 된다.
저자 소개
이주영 (문학박사)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 33년 동안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2011년 2월 교장으로 명예퇴임했다. 어린이 독서운동을 하는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이사,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겸 계간 《어린이문학》 편집인, 어린이문화연대 대표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교사는 교사다》(천지, 1988), 《어린이 책을 읽는 어른》(웅진출판사, 1995),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너른들, 2002),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 책 100선》(너른들, 2003),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야 할 어린이 책 200선》(너른들, 2005), 《이오덕 삶과 교육사상》(나라말, 2006)이 있다. 또 어린이 글모음으로 《아버지 얼굴 예쁘네요》(온누리, 1985), 《어머니 손가락에》(온누리, 1985), 《훨훨 날아가는 연》(온누리, 1990) 외에 1~6학년 학년별 어린이 글모음 6권(우리교육, 2003)이 있고, 1~6학년 학년별 권장 동시집 6권(우리교육, 1997)이 있다.
기획 의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삶을 알차고 풍요롭게 가꾸기 위해서 독서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고, 평생 책을 벗으로 삼을 수 있는 독서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잘 모른다. 독서문화 만들기란 책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문화를 만드는 일이다. 곧 독서를 햇볕이나 바람이나 흙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삶을 가꾸는 요소로 만들자는 것이다. 저자는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이런 독서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우리 어린이들과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썼다.
책 속 & 줄거리
- 서점 나들이는 몇 가지 좋은 점이 있다. 먼저 짧은 시간에 많은 책을 볼 수 있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한 시간 동안 수많은 책을 훑어볼 수 있다. 훑어보기는 정보화 시대에 꼭 필요한 독서 방법이다. 또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수많은 책 가운데서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길러줄 수 있다. 그리고 부모와 자녀가 공동의 대화거리를 마련할 수 있다. 요즘처럼 부모와 자녀가 생활의 장이 다를 때 함께 책을 고르면서, 고르고 나서, 책을 읽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 전집을 사 주면 원래 책을 좋아하는 책벌레를 빼고는 잘 읽지 않는다. 대개 몇 권 읽다가 만다. 그리고는 다 읽었다고 우기는 경우도 보았다. 몇 년씩 책장에 꽂아만 두고 한번 들춰보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 다양한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결과가 된다. 요즘 소질 계발을 중요시하는 교육자는 악기 하나를 가르칠 때도 무조건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가르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악기를 자유롭게 가지고 놀게 한 다음에 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를 선택해서 가르친다. 마찬가지로 책도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종류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 아이가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 것은 다정하고 포근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무리하게 꼭 한두 권을 다 읽어주고, 아이한테 다 듣고 자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는 한 권이 아니라 서너 장 읽었을 때 아이가 스르르 잠드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잠드는 아이한테 다 듣고 자라고 말을 안 하더라도 그런 어머니의 마음이 분위기로 전해져 졸음을 참고 억지로 들어야 한다면 그건 어린아이한테 너무 큰 고역이 될 수 있다.
- 자녀가 다 읽은 책을 책 제목이 보이도록 가슴에 살짝 안고 기념사진을 찍어둔다. 이렇게 필름 한 통을 다 찍으면 사진을 뽑아 차례로 번호를 붙여 사진첩에 보관한다. 이렇게 책 사진첩 한 권이 다 차면 즐거운 책거리 행사를 해준다. 미리 어린이와 사진첩이 다 차면 책거리 행사를 어떻게 하자는 약속을 해두었다가 그 약속대로 행사를 해도 좋겠다.
-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한테 차분하게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전할 필요가 있다. 이런 느낌이나 생각은 전화나 말보다는 편지글이 제대로 표현하기에 좋다. 가끔 집안 웃어른에게 그동안 이런 책을 읽었다고 편지로 자세히 써서 알려드리면 좋겠다. 그러면 그 다음에 집안 웃어른 댁에 다니러 가서도 좋은 덕담을 많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독서 편지가 우리 사회에 사람 사는 정을 느끼게 하는 편지문화를 되살리는 데 한몫을 했으면 좋겠다.
- 등장인물들의 말투가 긍정적이고 깨끗한 말을 골라야 한다. ‘~놈이라고 욕을 했다’, ‘쑥밭으로 만들었다’, ‘제 손아귀에 넣었다’, ‘궁예를 때려잡았다’, ‘오냐, 네놈의 코를 납작하게 꺾어주마’, ‘세월만 잡아먹었다’, ‘성종은 윤씨에게 폭삭 빠졌다’, ‘임금을 떡 주무르듯이’, ‘조선 연안을 희롱했다’ 따위와 같은 저속한 말을 거침없이 쓰고 있는 책은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