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쿠바
어쩌다 쿠바, 그녀의 운명을 바꿔놓은 쿠바 여행
14살 연하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돌 쿠바살이
한국에서 잘 나가는 외국계 회사 팀장이었던 저자는 쿠바로 여행 갔다가 쿠바를 떠나기 34시간 전 길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14살 연하의 쿠바 남자였다.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처럼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운명은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하고 결혼으로 묶어놓는다. 그녀는 직장과 가족을 내려놓고 쿠바로 가서 쿠바 한인 영주권자 4호가 된다. 그리고 말레꼰 바다가 내다보이는 아바나에서 좌충우돌 쿠바살이가 시작된다. 설렘을 안고 시작한 쿠바살이는 기대와 많이 달랐다. 수시로 정전과 단수가 되고, 닭고기를 사기 위해서 5시간 이상 줄을 서고, 휴지를 사기 위해서 모든 상점을 다 돌아야 했다. 인터넷도 자유롭게 쓸 수 없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외출도 금지되었다.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물자가 부족한, 그래서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고 수동적인 삶이지만, 어렵게 생활용품을 구하고 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했고, 작은 것 하나에도 진정으로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쿠바에서의 결핍과 단절을 통해 오히려 마음의 풍요를 느끼고, 창의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해보지도 않은 김치를 담그고, 빵을 굽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은 책을 또 읽고 글을 썼다. 쿠바살이 이야기를 브런치에 올리기 시작했다. 2천5백 명이 넘는 이들이 그녀의 글을 구독하고 공감하며 응원해주었다.
하늘이 없다면 쿠바에 살 수 있을까? 슈퍼마켓에서 첫 카드 결제
쿠바댁 린다의 눈으로 본 쿠바의 현실과 그녀가 추천하는 쿠바의 숨은 명소
힘든 쿠바살이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남편의 아낌없는 사랑 덕분이었다. 돈이 없어서 다이아몬드 대신 솔방울과 반짝이는 돌을 선물로 주는 사람이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풍요롭고 따스하다. 그녀의 반쪽이 된 남편과 쿠바에서의 삶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부족하지만 가진 것 속에서 행복을 찾는 법을 알게 되었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어쩌다 쿠바』에는 알콩달콩 신혼살이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화폐개혁과 1959년 혁명 이후 일어난 가장 큰 시위 등 급변하는 쿠바의 삶을 엿볼 수가 있고, 슈퍼마켓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게 되는 등 그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쿠바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쿠바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곤란에 처하면 어디든 달려가 도와주지 않으면 못 배기는 프로 오지라퍼의 소소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체 게바라와 헤밍웨이의 흔적,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바다와 푸른 하늘, 쿠바살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자가 찾아낸 쿠바의 숨은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장을 덮을 무렵이면 ‘세상에서 가장 긴 소파’라는 말레꼰(방파제) 바다를 따라 땡땡땡 종을 울리며 지나가는 기차에 올라타고 싶을지도 모른다.
남미와 쿠바를 사랑하는 분, 해외에서의 삶을 꿈꾸는 분, 소소한 일에서 감동과 행복을 찾고 싶은 분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