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카페 2
책 소개
사주명리 장편소설. 용신은 뽑을 줄 아는데 통변에서 막히는 학인을 위한 책.
사주카페 최고 고수로 통하는 나, 견자단은 사주에 입문한 지 12년째. 사주를 깨친 후부터 느긋하게 ‘때’를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되고 안 되고는 다 운에 달렸고 운은 때가 되어야만 온다는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연히 들른 어느 인터넷 사주카페에서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올린 질문글에 답글을 달기 시작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희미하나마 등불이 되어주고 싶었다.
입만 열면 “내가 철학관 한 지 20년이야.” 라고 떠들지만 엉성한 통변을 해서 학인들에게 면박을 당하는 60대 남자 비원. 이론에 능하고 교양미 넘치는 신사 아침햇살. 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밤에는 야간대학에 다니며 틈틈이 사주공부를 하는, 이 카페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황인희. 60대 후반의 프로 역술인 이영석 외 여러 문파의 고수들이 등장하여 사주에 얽힌 인생 품평을 늘어놓는다.
본문읽기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지만 사주 중에는 말씀하신 식으로 좀 안 좋은 쪽으로 많이 치우친 사주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도사가 아니라도 어지간한 실력자라면 척 보면 알 수가 있지요. 그리고 이 사례에서 장모님의 그 아들과 며느리가 이어진 것은, 그것이 바로 일종의 운명이라는 것입니다. 운명이라는 의미는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는 말인데, 그 여자가 며느리로 들어와서 집안이 망했다고 하기는 좀 어폐가 있고 조금은 실례가 되겠습니다만, 망할 운이 되면 망할 자리를 찾는다고 합니다. 집안이 기울 운이 되니 며느리도 그런 사람을 골랐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아들로 실제로 아들이 사고를 많이 쳤네요. 그러면 아들의 사주를 보면 인생의 대략적인 행로가 다 나옵니다. 아들이 재물을 많이 탕진한 모양인데 그러면 처도 썩 좋지는 못하였을 것이라고 유추가 됩니다. 재성이 부실했던 모양입니다.
또한 이것도 상당히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남자 사주와 상관없이 여자사주만 보고도 이 사람은 남편에게 해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 사주가 있기는 합니다. 물론 여자의 잘못은 아니지요. 그냥 그렇게 타고난 겁니다. 사실 이것은 참으로 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니. 그래서 그런 경우는 이기적이기는 하나 남자입장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연이라는 것은 끌리지 않으면 애초에 연결되지 않으니 남자사주 자체가 그런 여자에 끌리게 구성이 되어 있으면, 몰라도 연결되지만 알아도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력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저자
박선례
1998년 제8회 작가세계문학상 본심 입선
Travel Story를 씁니다.
다른 책: <보헤미안 랩소디> <방콕통신> <카이로 여행기> <카사블랑카>
<라이프 내비게이션> <작가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