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이루지 못할 꿈이라면,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라면
“이룰 수 없는 꿈은 있어도, 잊을 수 있는 꿈은 없어.”
서로를 통해 감정을 배워가는
인간을 사랑한 괴물, 괴물을 사랑한 인간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든 십 대를 위한 소설
어느 날 저녁, 도서관 구석에서 책을 뜯어 먹고 있던 화괴, ‘혜성’을 발견한 도서부장 세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세월은 그 순간 괴물을 봤다는 사실보다도 책 도둑을 잡았다는 사실에 더 집중한다. 더 이상의 책 분실을 막기 위해 세월은 고민 상담부를 만들어 책 대신 학생들의 고민을 먹으라는 혜안을 낸다. 혜성은 맛없는 책 속 이야기보다 학생들의 이야기가 더 낫다며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본격적으로 고민 상담부 활동이 시작되고, 상담부에 첫 손님 김해원이 방문한다. 의사가 되라는 가족의 강압적인 권유에 소설가의 꿈을 완전히 잊고 싶었던 해원은 순순히 혜성에게 자신의 고민을 넘겨준다.
성공적인 첫 상담 이후 고민 상담부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가지만, 고민의 난이도는 갈수록 어려워진다. 모든 이야기에는 많은 사람이 얽혀 있는 법. 한 사람의 고민을 지웠다간 모든 이들의 기억에 혼란이 오게 되는 상황이 찾아온다. 게다가 혜성의 정체를 알고 찾아온 무당의 딸 ‘소원’은 화괴를 조심하라는 불길한 말을 전한다. 한 사람의 기억을 지우자 점점 그 사건에 엮인 학생들의 기억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기억을 지웠던 김해원은 같은 고민을 들고 다시 상담부에 찾아오기에 이른다. 이 모든 혼란을 헤쳐나가며 세월은 점점 감정을 배워가고 그만큼 혜성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커지게 되는데…….
단지 이야기를 먹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고민 상담을 통해 세월과 혜성은 난생처음으로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게 된다. 고민 해결을 위해서 친구들의 입장을 헤아려보기도 하고, 이야기를 먹어도 될 상황임에도 친구를 위한 선택을 제시하며 점차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괴물이었던 혜성은 점점 인간을 닮아가게 되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세월은 혜성을 보며 처음 겪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이 성장에 끝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놓여 있다. 친구 이상의 감정을 서로에게 느끼게 된 두 사람은 이제 비로소 자신의 고민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끝내 혜성은 세월과의 모든 기억을 지우는 선택을 하게 될까? 아니면 세월이 혜성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남겨둔 채로 살아가기로 할까? 아련하고 애틋한 봄의 로맨스는 여름 방학이 찾아오면서 그 끝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