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조선은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머리카락 한 올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유교적 신체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물론 조선시대에는 현대와 달리 개인적인 이유에서의 자살보다는 정치적인 이유, 체제 저항의 수단, 대의적인 이유로 죽음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득권 양반들은 정치적으로 패배하거나, 수세에 몰릴 때 목숨을 끊었고, 힘 없는 백성들은 체제 저항의 수단으로 죽음을 택했으며, 여성들은 자신의 정절을 지키기 위하여 세상을 등졌다.
『조선의 메멘토모리: 조선이 버린 자들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자살을 어떻게 바라보았으며 무엇때문에 자살을 했는지에 대해 연구한 책이다. 한 시대를 이끈 왕실을 둘러싼 자살부터 민초들, 여성들의 자살까지 다방면으로 조선시대 자살의 역사를 파헤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일면을 알아보고, 자살을 선택하게 된 조선시대의 정치적·사회적 배경을 함께 알려준다. 따라서 단순한 개인의 사연을 넘은 이러한 죽음들은, 당시 사회의 정치 상황과 사회문제, 풍속, 가치관을 볼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동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한국사 전공)를 받았다. 한국방송대학교 강사,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겸임교수, 동국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저술과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중세와 근세사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한국 중세의 천거제도』『한국 근대 관리임용 연구』『한국사의 새로운 인식』『공녀』『중세시대의 환관과 공녀』『조선시대 천거제도 연구』『한국 관리등용제도사 연구』가 있다.
목차
1장 왕실을 둘러싼 자살사건
자살이냐 타살이냐_ 단종
조선시대판 쇼생크 탈출_ 폐세자 이지
인조반정으로 자살한 폐세자의 장인_ 박승종·박자흥 부자
왕족으로 태어난 것이 화근_ 이공과 이탄
아버지가 내린 자결 명령_ 사도세자
태종의 외척 견제의 희생양_ 민무구 형제
태종의 눈 밖에 난 세종의 장인_ 심온
*자살하려 한 임금들
2장 정치적 암투와 그 패자들의 죽음
자살의 길을 택한 사육신_ 유성원
기묘사화로 인해 자결한 사림파_ 김식
기축옥사로 이어진 실패한 반란_ 정여립
당쟁의 산물이 된 죽음_ 최영경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은 당파 싸움_ 유영경
처남의 도움에도 살아남지 못한 이이첨의 장남_ 이대엽
더럽혀진 명예_ 박이창
*악법의 잔인한 올가미
3장 여인들의 한스러운 죽음 자결
자살이냐 병사냐_ 신숙주의 부인 윤씨
남편의 명예 회복을 위해_ 김정의 부인 송씨
첩의 딸로 태어나 정경부인으로_ 정난정
질투가 부른 비극_ 귀인 조씨
당쟁 앞에 무너진 왕비의 꿈_ 장 희빈
남편을 따라 죽다_ 화순옹주
두 가문의 혈투로 번진 산송_ 박문랑
오랑캐, 그리고 그녀들의 선택_ 황해도의 열녀 126인
*은장도 쥐여주는 사회
4장 전쟁터에서의 의로운 결단
진주성에서 맞은 장렬한 최후_ 김천일
전쟁에 휩쓸린 형제의 운명_ 신립·신급 형제
신립을 따라 강에 투신하다_ 김여물
처자와 함께 불에 몸을 던지다_ 김준
오해의 불씨를 남김 분신자살_ 김상용
강 너머 다가오는 적들을 보며_ 강화도의 순절자들
치욕스러운 항복 결정_ 정온과 김상헌
죽음보다 더한, 살아남은 자의 고통_ 윤선거
*환향녀, 전쟁포로들의 서글픈 귀향
5장 민초들의 마지막 선택
무고로 자결한 사람들
나약한 백성을 괴롭혀 죽음에 이르게 하다
군역, 죽거나 출가하거나
사민정책이 낳은 죽음_ 북방 이주민
중국에 바쳐진 처녀들의 비극_ 공녀
*자살로 위장한 타살
6장 애도할 수만은 없는 죽음
망나니 부마의 죽음_ 신의
계모와 재산 다툼을 벌인 패륜아_ 박저생
자살해버린 죄수들
부모를 죽인 시역 죄인_ 윤승손·이상신
사형에 해당하는 죄, 간통
*조선 땅에서 자살한 일본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