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에 읽는 고려의 무인 시대
고려 의종 24년(1170)에 일어난 무신들의 난과 100년에 가까운 무신들의 집권은 한국사에서 매우 특이한 시대였다. 한국사는 대부분 명목상의 권력자와 실재 권력자가 일치하는데 이 시기는 실권이 없거나 미약한 국왕과 국정을 주도하는 무신 출신의 권력자가 오래 병존하였다. 그러면서도 왕조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던 시대이다.
후대의 유교적 역사가들은 불충하다고 하며 무신란과 무신 정권을 혹독히 비판하였다. 이들의 관점은 현재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 당대 귀족사회의 모순이 누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 체제가 이를 해결하지 못해 무신란이 일어난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군신간의 관계 측면뿐 아니라 민중의 상황과 사회 모순의 측면으로도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피상적으로 알던 이 시대를 좀 더 자세히 하는 것은 한 동안 군사정권이 존속했던 현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