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 기리시마 자유여행) 사쿠라지마 화산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큰 틀의 공통된 문화를 보유하고 각 지방마다 지방의 특유한 언어와 풍습을 갖습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그 나라와 그 지역의 문화를 즐기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행이라는 말보다는 답사를 떠난다고 합니다. 자유롭게 문화를 느끼며 그 문화에 잠재되어 있는 한 점의 이야기라도 담는 것이 답사의 묘미입니다. 그 지역에 잠재되어 있는 전통의 문화를 향유해 보며 메모장에 한 줄의 글을 담는 것이 여행의 맛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의 북쪽이 아닌 최남단으로 우리와는 조금은 환경이 다르고 따뜻한 곳이기에 겨울을 택하여 가게 된 이유입니다. 일본 가고시마를 기점으로 짧은 기간 동안 몇 곳을 여행 겸 답사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통제가 없는 자유여행을 선택하였지요. 국가가 다르고 언어와 풍습이 다른 문화권에서 우리의 문화와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모두 비교하고 싶었습니다. 가고시마 중앙역에서 시작하여 2박 3일간의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공항에서부터 전개된 가고시마의 풍경은 자연이었습니다. 우리의 땅 제주도와 비슷한 자연이지만 가고시마만이 갖는 또 다른 풍경은 녹나무와 삼나무, 대나무가 우리를 초대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문화속으로 깊이 들어가고픈 욕망이 차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눈의 잣대로 재어보고, 맛을 보고, 향기를 느껴보고 싶어졌습니다.
사람 중심으로 꾸며진 정원을 보았지만, 작은 연못은 기다림이란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문화로 다가왔습니다. 판자로 시작하여 판자로 끝나는 일본 전통 건축물에서 풍겨나는 멋을 어떻게 해석해야될까? 선과 각에서 나오는 경직된 정신세계를 우리의 곡선과 연결해 볼 수 있는 문화의 비교도 값진 체험이 되었습니다.
열차와 버스를 이용한 여행도, 어느 나라에서나 같을 것이나 창밖의 녹색물결과 하늘로 향한 식물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짙은 안개속에 펼쳐진 삼나무의 곧게 뻗어올린 수형에서 그들만이 가진 신사의 중요성을 볼 수 있었지요. 흰 증기를 내품는 온천마을의 작은 장터에서도 특징있는 먹거리로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돌아보게 하는 밝은표정의 예절에서 참다운 여행의 맛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살아있는 화산지역을 돌며, 빼놓지 않고 보여주려는 안내자의 끈질긴 해설도 인상깊었습니다. 해설사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2박3일간은 가고시마, 기리시마, 사쿠라지마를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은 욕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계획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실행되었습니다.
일정을 끝나는 이틀의 저녁시간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우리 선조들의 역사적 흔적을 찾았을 때는 안타깝지만 우린 서로를 보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여행이 아닌 문화답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가능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상세히 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 글을 읽고 가고시마를 여행한다면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 목적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 우리와 다는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많은 보탬이 되고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