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b>19세기 러시아 사회의 모순과 아름다운 자연을 망라하고</br>드라마와 해학, 서정으로 직조한 젊은 투르게네프의 걸작</br></b></br>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의 3대 문호로 꼽히는 이반 투르게네프의 『사냥꾼의 수기』(1852)가 완역되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사냥꾼의 수기』는 러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19세기 농노제 말기를 살던 다양한 계층, 다양한 인간의 일상을 수채화처럼 담백하게 담아낸 연작단편집이다. 1847년부터 1851년까지 [동시대인]에 스물두 편이 차례로 실렸고, 1870년대에 세 단편이 추가되었다. 총 스물다섯 단편은 계절마다 사냥감을 쫓아 곳곳을 여행하는 귀족 사냥꾼 화자의 눈에 비친 다채로운 자연과 삶의 풍경, 그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에 대한 소박하고 사실적인 스케치들이다. 러시아 리얼리즘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며,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결합해가는 연작 형식은 당시 전통적 서사구조에서 벗어나려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톨스토이, 체호프 등 당대 러시아 작가들의 극찬을 받았고, 헤밍웨이와 헨리 제임스 등 영미권 작가들에게도 강렬한 영감을 주었다. 톨스토이는 『사냥꾼의 수기』를 읽고 “이제 글을 쓰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고, 그 영향으로 이후 「삼림 벌채」와 「세 죽음」을 썼으며, 체호프의 「갈대 피리」와 「사냥꾼」도 이 작품에 영감을 받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소개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818년 러시아 중앙에 있는 아룔 현에서 부유한 귀족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포악하고 전제적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부친은 시골의 돈후안이 되어 많은 귀족 부인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하인 처녀와 불륜관계를 맺기도 했는데, 그의 작품 「첫사랑」(1860)에 이런 복잡한 가정사가 엿보이기도 한다. 1827년에 가족 전체가 모스크바로 이주한 후 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열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열아홉 살 때 첫 번째 시집을 출간했으며, 참된 지식의 원천을 찾아 유럽에서 공부하고자 베를린 대학으로 떠났지만, 2년 후 다시 러시아로 돌아와서 모스크바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1833년 모스크바대학 문학부에 입학하고, 다음 해 페테르부르크대학 철학부 언어학과로 옮겼다. 1836년 대학을 졸업한 후 1838년부터 1841년까지 독일 베를린대학에서 철학·고대어·역사를 배우고, 베를린에서 바쿠닌 등 진보적인 러시아 지식인들과 친교를 맺게 되어 그들의 영향을 받는다.
1841년 러시아로 돌아와 서사시 「파라샤」(1843)를 발표하여 비평가 벨린스키에게 극찬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고, 농노의 비참한 생활을 그린 연작 「사냥꾼의 수기」(1851)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1843년 스페인 출신 가수였던 폴리나 가르시아 비아르도와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와의 관계는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투르게네프는 비아르도의 유럽 순회공연을 쫓아다녔고, 꽤 오랫동안 파리에서 지내면서 그녀는 물론 그녀의 남편과 ‘가족의 친구’로 함께 지냈다.
1847년 [동시대인]지 제1호에 농노의 비참한 생활을 그린 연작 「사냥꾼의 수기」 중 제1작이 발표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1861년 파리로 떠난 이후 생애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1856년 이후에는 대부분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유럽에서 큰 명성을 얻은 첫 번째 러시아 작가가 되었다. 파리의 문학 서클에서 그는 유명인사였고, 플로베르와 공쿠르 형제는 그의 친구였으며, 옥스퍼드 대학은 그에게 명예학위를 수여했다.
조르주 상드, 플로베르, 공쿠르 형제 등 많은 문인을 만나 가깝게 지냈으며, 특히나 돈독한 사이였던 플로베르를 통해 에밀 졸라, 알퐁스 도데, 모파상 등 대표적인 자연주의 작가들도 소개받을 수 있었다. 모파상은 투르게네프를 가리켜 ‘플로베르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투르게네프는 러시아에서 가장 서구적 색채가 짙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1840~1870년대의 사회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서정미 넘치는 섬세한 문체, 아름다운 자연 묘사, 정확한 작품 구성, 줄거리와 인물 배치상의 균형, 높은 양식과 교양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집필한 여섯 권의 소설, 『루딘』(1856), 『귀족의 보금자리』(1859), 『전야』(1960), 『아버지와 아들』(1862), 『연기』(1867), 『처녀지』(1877)는 1830년대부터 1870년대 사이의 러시아인들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문학 에세이 및 회고록 이외에도 『시골에서의 한 달』과 같은 희곡, 단편소설, 중편소설 등을 썼다. 그중에서도 중편소설 『사냥꾼의 수기』와 절정기에 쓴 『첫사랑』(1860)은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1883년 파리 교외 비아르도 부인의 별장에서 척추암으로 사망한 그는 유언에 따라 페테르부르크의 보르코보 묘지에 안장되었다.
목차
호리와 칼리니치 7</br>예르몰라이와 방앗간 여주인 29</br>산딸기샘 49</br>시골 의사 67</br>나의 이웃 라딜로프 85</br>오두막농민 옵샤니코프 101</br>리고프 133</br>베진초원 153</br>크라시바야 메차의 카시얀 187</br>마름 219</br>사무소 243</br>비류크 275</br>두 지주 291</br>레베댠 307</br>타티야나 보리소브나와 그 조카 331</br>죽음 353</br>노래꾼들 375</br>표트르 페트로비치 카라타예프 405</br>밀회 433</br>시그롭스키군의 햄릿 449</br>체르톱하노프와 네도퓨스킨 491</br>체르톱하노프의 최후 523</br>산송장 577</br>덜거덕덜거덕! 601</br>숲과 초원 627</br></br>해설 | 행복한 이들도 멀리 떠나고 싶어한다 641</br>이반 투르게네프 연보 657